치유릴레이

치유릴레이

참여나편이 끝나고

2020-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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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연기 소식 끝에 드디어 ‘마음:온-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나편’ 개시 문자를 받고 마음이 설렜다. 2020년 5월 12일 첫날. 체온계, 손 소독제, 출석 확인으로 체크인을 마치고 배정된 테이블을 찾아갔다. 따뜻한 분위기였지만 ‘처음’이 주는 긴장감은 어쩔 수 없었다. 어색한 시간은 다행히 치유 밥상과 함께 시작된 도란도란 이야기들로 지나간다. 꿀맛이다. 아이들 저녁상만 챙기고 정작 빈속으로 앉았는데 나만을 위한 오목조목 밥상을 대접받고 나니 ‘그래, 나도 참 귀한 사람이지’ 싶다. 이것이 치유의 시작이었으리라.

 

후식까지 배불리 먹은 후에야 상이 물러났다. 본격적인 시작이다. 매 세션은 나를 향하는 질문들로 시작된다. 모래시계로 20분, 조별 대화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이다. 어디까지가 안전한 울타리일지 몰라 고민하다 불쑥 올라온 이야기일지라도 서로 온 마음으로 듣는다. 충조평판 없이 그 아픔에 닿으려 애쓴다. 그러다 문득 내 안에 너, 너 안에 나, 어떤 접점들을 발견한다. 서로에게서 서로를 본다. 이해받고 위로받으니 이렇게나 좋다. 갑자기 ‘슬픔이라는 거, 버겁지만 혼자 짊어지고 가야 하는 나만의 굴레가 아니었던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희미할지언정 방향성을 가진 의미 있는 궤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다음 만남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고 조원들과의 전우애가 깊어진다. 세션은 한껏 상기된 이 마음들을 차분하게 묶어 내는 아름다운 음악과 시 낭독으로 마무리된다. 

 

‘꺼내지 못한 상처’의 사연들로 진행된 5회차, 6회차 세션은 무거운 주제만큼이나 긴 여운을 남겼다. 익명의 사연을 원 주인공이 아닌 다른 화자가 발표한다는 형식이 생소해서 좀 더 집중하려 했다. 긴 숨으로 입을 연 화자는 사연을 읽다 어느 순간 그저 그가 되어 버린다. 둘러앉은 우리는 화자에게 질문의 형태로 관심과 지지를 보낸다. 조심스럽게 반응하며 천천히 대답해가는 화자. 오롯이 그가 되어 입 밖으로 분노와 서러움을 뱉어내다 숨소리만으로도 느껴지는 공감의 연대 안에서 충분히 위로받고 나면 뚜벅뚜벅 사연 밖으로 걸어 나와 자신의 자리를 찾는다. 그 과정을 타자의 눈으로 지켜본 원 주인공도 이제 더 담대하게 자신의 상처를 대면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유추해 본다. 우리는 그 성숙한 치유 과정의 목격자이자 협력자이자 당사자였다. 물론 아직 서툴다. 그래서 감정을 나누다가 숨기다가 또 의도치 않게 들키곤 했던 그 날 것의 과정 중에 누군가는 또 다른 상처를 입었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늦은 봄, 어렵게 만나 인생을 나눈 우리가 매 순간 서로에게 진정한 마음이었다는 것을 나는 굳게 믿는다. 속도는 다를지언정 모두가 자신의 성장을 향해 큰 용기로 내디딘 한 발자국이었다는 것 역시도. 

 

기댈 곳이 없어 혼자 버둥거리며 살다 보니 도움을 구할지도 줄지도 모르고 살아왔다. 치유도 혼자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나에게 마음:온 프로그램은 바로 '연대: 한 덩어리로 서로 연결되어 있음'라는 단어를 남겨 주었다. 나만 힘든 게 아니었음을 확인하고 느끼는 안도감은 결코 이기적이지 않다.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받은 치유자’ 가 될 수 있겠다는 반가운 연대 가능성을 알아보고 쭉 뻗는 손이다. 마주 잡아보려는 우리의 손이다. 치유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었다. 6회 차에 걸쳐 공감하며 연대하니 이처럼 모이고 버티며 나아가게 되었다. 정말 그러하였다. 치유활동가라는 이름으로 치유 릴레이에 작지만 힘을 보태보고 싶어진 이유이기도 하다. 글을 마치려니 한 분 한 분의 얼굴이 떠오른다. 숨소리, 목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지금 이 순간, 그분들 모두의 마음에 '따뜻함 스위치'가 On되어 있기를 기원하며 글을 마친다.  

 

글 : ‘마음:온’ 치유프로그램 신미경 참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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